우리에게 오신 예수님(2) 마리아
가복음 1장30-38절
2024년 12월 8일(대림절 2주)
결단: 전능하신 나의 주 하나님은
예수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을 영어로, advent라고 합니다. 이 단어와 비슷한 단어가 adventure(어드벤처)입니다. 놀이공원에 가면 자주 듣는 말로, ‘가슴 설레게 하는 모험’이라는 뜻입니다. 어린아이가 놀이기구를 타면서 느끼는 짜릿한 흥분이 어드벤처입니다. 대림절은 어드벤처와 같은 어원에서 나은 단어입니다. 신앙은, 하나의 영적 모험으로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은 일종의 모험입니다. 하나님을 만나면 어떤 역사가 일어날지 감히 상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림절에 모험의 여정을 나선 순례자가 경험할 수 있는 어드벤처가 되길 바랍니다. 성탄절에 놀이기구를 타는 어린아이가 경험하는 설레고 흥분되는 하나님의 선물이 있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영적인 모험을 시도해야 합니다. 진짜 모험은 무엇일까요? 본문에서 모험의 사람으로 등장하는 마리아를 만나 봅시다.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절)
말씀하신 그 일이 내게 반드시 그대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는 의미로, 진짜 모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가장 큰 모험은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내 삶에서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바라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이 이루어지도록 순종하는 일은 항상 두렵고 위험합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삶의 목적과 방식이 바뀌는 일이며,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듣고 ‘아멘’하고 순종하는 것은, 신앙생활에 있어서 가장 큰 모험입니다. 여러분의 신앙생활에 활력이 없다면 말씀의 모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신앙이 성장하지 않고 열매가 없다면, 그것은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살기 위한 헌신과 희생이 없기 때문입니다. 말씀에 대한 모험과 도전이 없다면, 변화도, 축복도, 역사도 없습니다.
마리아는 말씀 앞에서 모험을 했습니다.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31절)
천사가 찾아와서 결혼 전인 마리아에게 ‘임신해서 아들을 낳을 것이다’라고 말하자 마리아는 ‘그렇게 되길 정말로 바랍니다’라고 말합니다.
지난주 요셉이야기를 통해 결혼 전에 처녀가 임신하는 것은 죽임을 당하는 일이라고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그 일이 말씀대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마리아가 그 말씀대로 이루어지면 대형사고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렇게 고백한 것은 그녀가 말씀 앞에 목숨을 걸었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영적 모험입니다.
또 하나의 모험이 있습니다. 하나님도 모험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아기로 오신 것 자체가 모험입니다. 하나님도 목숨을 거셨습니다.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친히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모험입니다.
그럼 하나님은 왜 이런 모험을 감행하셨을까요? 성탄절의 목적에 대해서 마태복음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마 1:21)
성탄절의 목적은,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구원은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에서 나은 것입니다. 이를 ‘하나님의 긍휼’이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의 아픔에 공감하시는, 긍휼의 아버지이십니다.
긍휼과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는 단어가 ‘모태’입니다. 모태는, 아기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탯줄로 연결되어 생명을 공급받고 자라는 곳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이 여기신다는 것은 마치 모태에서 탯줄로 영양을 공급받으며 점점 자라 온전한 생명이 되어가는 아기처럼, 죄인인 우리가 성령의 탯줄로 연결되어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시는 은혜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적 모태인 교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고, 성령의 탯줄과 같은 성도들의 교제를 끊어도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마치 어머니의 모태 안에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어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예수님은 아기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마리아의 모태에 잉태되신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는 오늘 우리도 신앙이라는 모태로 품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가르쳐 줍니다.
성도와 교회는 모태가 되어야 합니다.
스스로 온전할 수 없는 아기와 같은 존재들에게 사랑과 섬김, 기도라는 탯줄을 통해 힘을 공급하는 곳입니다. 우리는 모태와 같은 존재가 되어서 보호해야 합니다. 사랑의 탯줄로 서로 연결되어 서로 살게 함으로써 미생에서 완생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신앙은 마치 임신과 같은 것입니다.
잉태하고, 입덧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절제하고 조심하고, 마지막에는 해산의 고통을 견디며 출산하듯 하나님의 일을 마음에 품고, 때로는 한 영혼을 영적인 모태에 품고 출산을 위해 조심하는 산모처럼 품었던 것이 이루어지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렇다면, 신앙의 모태에 무엇을 품어야 할까요?
꿈과 비전을 품은 자는 많습니다. 성공과 행복, 사랑과 같은 것은 누구나 품으려고 합니다. 반면 마리아는 성령으로 임신한다는 것을 듣고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며 그것을 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이 이루어졌습니다. 한 사람이 영적 모태에 하나님의 계획을 품을 때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마리아는 우리가 진짜 품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마음의 모태에 품는 것이 결국 우리 삶의 방향과 결과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모태에 생명을 품어야 하며, 사랑을 품어야 합니다. 거룩한 헌신을 품어야 합니다. 인생의 모태에 품어야 할 것을 품을 때, 우리 삶은 힘이 있고 강해집니다.
성경은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하다”고 기록합니다. 누군가 마음에 품은 것, 즉 그가 모태에 품고 있는 것이 결국 그 사람의 행동과 인생을 결정한다는 통찰력을 제시합니다.
신앙의 모태인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영적인 생명이 잉태되고 자라는 터전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품을 때, 신앙은 방향을 잃고 영적인 실패를 겪게 됩니다. 만일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에 불순종과 교만, 불안과 의심, 미움과 원망, 정욕과 욕심과 같은 것들을 모태에 품게 되면 결국 그런 것들을 낳게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과 멀어집니다. 잘못된 것을 마음에 잉태하면 하나님께 순종하지 못하고 그분의 뜻을 거스르게 됩니다. 공동체 안에서 분열과 갈등을 초래합니다. 영적인 모태에 품어서는 안 될 것을 품으면 영적으로 오염되어 분별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것을 에베소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 총명이 어두워지고 저희 가운데 있는 무지함과 저희 마음이 굳어짐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나 있도다.”(엡4:.18)
잘못된 것을 품으면 결국 잘못됩니다.
지난 주간,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전개된 계엄령 사태로 인해 한순간에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한국 사회에 단기적으로 혼란을 가져오지만, 이를 계기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국민, 정치권, 시민사회의 협력과 합리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한국은 보다 성숙한 사회로 도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과 정치권, 그리고 시민사회의 협력과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며 보다 성숙한 국가로 도약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믿는 자의 책임이 있습니다. 몇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이 혼돈의 시간을 기도의 모태에 품고 새로운 시대를 해산하기까지 인내하며 더 지켜보며 관심을 가지고 행동합시다. 너무 분노하거나 격해지지는 마십시오. 교회 안에는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 있으니 성도들끼리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조심해주십시오.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은 이 시대의 성도들에게, 더 큰 것을 품으라고 하십니다. 나 한 사람의 성공보다 더 위대한 것을 모태에 품으라고 하십니다.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을 품으라고 하십니다.
이 땅에 구원자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 기간, 우리가 품어야 하는 것은 달콤하고 편하고 즐거운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는 불편하고 감당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 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망의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모두가 힘들다고 기피하는 그런 일을 기도의 모태에 잉태하고 그 일이 성취되도록 해산의 수고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태에 마땅히 품어야 할 것을 품었다면 끝까지 지키십시오, 그것이 해산하도록, 이루어지도록 지키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까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생의 모태에 품고 있는 것, 지금 온 힘을 다해 붙들고 있는 그것이 진실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붙드십시오. 불행한 사람은, 더 이상 영적으로 잉태할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마리아에게 찾아오신 것처럼, 주님은 우리에게 찾아오십니다. 우리 삶의 모태를 채우시기 원하십니다. 대림절 기간 인생의 모태에 무엇을 잉태하고 싶으십니까?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것을 잉태하고, 헌신과 충성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성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