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불편해져 안경을 맞췄습니다.
근시, 원시는 물론 난시에 안구건조증까지............ 버라이어티하게 다 노안이 오는 바람에
이른바 '누진 다촛점 렌즈'라고 하는 다기능 렌즈를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칠판글씨 안보인다고 하면 숟가락으로 한 쪽눈을 교대로 가리고 벽에 붙은 종잇장에서 5,3,9, 비행기, 오른쪽, 윗쪽 .......
뭐 이렇게 대~충 숫자 몇 개와 모양이름, 동그라미에서 터진 방향을 읽어보고 시력을 정해서 즉석에서 맞춰주던 학생때의 안경과는차원이 다른........
복잡다단한 검사절차와 그보다 훨씬 어려운 강의를 거치고 일주일간의 기다림 끝에 내 눈에 착용된 그야말로 고급진(?) 안경입니다.^^
그만큼 기대와 반가움도 크...........흐.흐.흐.헉~~~!!!!!!
아니. 아니. 왜케 어지러운거지융?
따. 따. 땅이 언제부터 일케 꿀럭거린거지융?
이. 이 안경 도수가 제대로 맞는거 맞는건가융?
갑자기 바보가 되어버린 듯한 이 느낌적인 느낌이라니융????????
알고보니 그 조그마한 렌즈를 규격대로 분할해서 눈을 약간 내리깔고 책을 읽는 각도에는 근시에 맞는 렌즈를,
눈을 들어 먼 산을 바라보는 위치쯤에는 원시에 맞는,
그리고 잘 사용되지 않을 바깥쪽 가장자리에는 특별한 기능이 들어가지 않는
그야말로 다 촛점이 채용된 렌즈라 그렇다고 하는군요.
이론으로야 아하~하지만 실제로 그 조그마한 렌즈안에 볼록, 오목, 평면 부분이 다 들어있는건데
눈알이 늘 한 곳만 머물러 있는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한시도 쉬지않고 또록또록 구르며 늘 탐색하는게 일인 놈이니 이게 어지럽지 않을 수 있겠냐고요.
에효~
어찌됐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니 일단은 하루종일 착용을 해 봅니다.
눈을 치뜨고 내리뜨는 각도에 따라 보여지는게 다릅니다.
심지어 오른쪽 왼쪽 곁눈질만 해도 울렁울렁 어지럼증이 납니다.
내내 잘 보이던 사물이 구불구불 왜곡되어 보이기까지......
조만간 괜찮아지고 이전보다 훨씬 잘 보일거라는 믿음이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불편입니다.
문득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믿음이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을 알지 못하던 사람이 처음 복음을 접하고 교회에 나오게 되면 처음에 가장 힘든 부분이 시선의 적응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이제까지 보아왔던 세상의 계수법이나 즐거움들이 하나님 편에선 왜곡되고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여야 하고
새로운 시선과 각도로 모든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지금까지 함께 했던 사람들로부터의 의아함과 비난까지도 감수하며 관계를 새롭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좋아질 것에 대한 믿음과 구원에 대한 확실한 소망이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불편입니다.
그러나 지금 안경이 불편하다고 해서 영 적응을 못하고 벗어버리면 죽을때까지 머리가 아파가며 안보이는 눈으로 침침하게 보고
마른눈에 눈물을 줄줄 달고 살며 극도의 불편을 끼고 살아야 하는 것 처럼
믿는 자로서 마땅히 견디어야 할 지금의 짧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지 못한다면 세상속에서의 삶은 끝내 죄악과 사망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에 담보하고 접으며 소망따라 살아갑니다.
또한 그 작은 렌즈안에서 눈길이 가는 방향과 위치에 따라 사물이 바르게도 보이고 비뚤게도 보이는 것 처럼
내 시선이 완벽하게 촛점을 맞출 곳에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깨달아집니다.
교회 안 팎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곁눈질로 흘겨보아 왜곡되게 보는 일 없이
정면으로 똑바로 응시해서 그를 정확하게 바라보아야겠습니다.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엉뚱하게 바라보지 않기!
정면을 바라보고 주님께만 확실하게 촛점을 맞추기!
새 안경을 끼니 한결 새 마음이 드네요.
누진 다촛점 렌즈 안경..확실히 좋은 안경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몇 개월 전에 안경을 했는데...
물론 다촛점(음.... 노안 땜에)랜즈였죠.
시력 검사하고 이것 저것 복잡한 끝에 일주일 걸려 만들어진 안경을 찾아 들고 쓰는 순간......
엄청 어지러워서 적응해보려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따졌습니다.
순간, 헉?!!(?) 하는 듯한 직원의 표정과 잠시 어색한 침묵의 시간...
시력 측정을 또 다시 하고......
그리고 직원들 끼리 수군거리는 소리 끝에 마침내 저에게 다가온 직원이, 정중하게
새로 안경 맞춰드릴 테니 열흘 만 더 쓰시다가 다시 오셔서 찾으라는 말을 하더군요.
열흘 후 새로 만든 안경은 너무 시원하고 어지럽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티 안나게 잘 쓰고 있습니다. ^^
그런 경우도 있으니, 혹시나~~ 해서 ㅋ
아마도 제 생각에 그 직원이 시력 측정을 잘못 했거나
다른 분의 안경과 스펙이 바뀌지 않았었나 싶었죠. ^^